[태그:] 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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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만달레이

바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하는데 입안에서 피가 한 덩어리 나왔다. 헐. 나 어디 아픈가? 거울을 들여다보니 잇몸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호텔에서 준 억센 칫솔로 문지르다보니 강제 잇몸치료가 된 것이었다. 우와 위험한 칫솔이네. 커피도 못마시고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출발했다. 예정보다 한 시간 빨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좀 돌아보고 싶어서 서두른건데 정작 터미널에는 볼 것도 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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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때문이었을까

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기 마련이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대반열반경 바지 두 벌이 든 깜장비닐봉지를 바이크에 걸어두고 짯빈뉴로 향했다. 밭을 갈던 농부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경내로 들어서니 커다란 바구니를 이고 가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우리네처럼 목으로 바구니를 지탱하고 걸어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멀리서 보기와 달리 내부는 소박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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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실 다른 색 바지 없지?

새벽 네시에 잠이 깼다. 전날 빗속에서 고생한 것 치고는 컨디션도 좋았다. 미얀마에 와서 워낙 적게 먹고 다니니 숙면을 취하는 건가, 고민하며 뒹굴거리다 중국풍과 일본식이 뒤섞인 식당으로 향했다. 네 종류의 빵과 버터, 볶음국수, 프라이드에그, 햄, 짜조, 과일과 커피, 오렌지 주스가 호사스럽게 놓여있었다. 바간에서의 제대로 된 첫 식사였다. 빵은 부드럽고 버터는 진했다. 딸기잼이 너무 달고 셔서 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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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거리 1미터

슈웨산도를 지나 너른 들판이 펼쳐지는 길로 들어섰다. 담마얀지까지 가는 길은 포장상태가 좋지 않고 유독 흙모래로 덮여있었다. 몇 번이고 미끄러지는 뒷바퀴 덕에 휘청대다 전기바이크의 속도를 줄였다. 십여분을 달리자 들판 한가운데 불쑥 사원이 나타났다. 바간의 사원들은 멀리서는 작은 탑처럼 보이는데 막상 다가가면 압도적이기 일쑤였다. 평원에 듬성듬성 있다보니 크기가 가늠이 안되는 탓이겠다. 담마얀지 역시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입구에서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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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고다를 찾아서

2번국도에 들어섰다. 이라와디강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는 몇 개의 마을을 거치며 냥우로 향해 있었다. 도로사정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군데군데 패인 자국이 있고, 마른 모래까지 덮여있어 미끄러웠다. 가드레일이 없다 보니 방심하다가는 풀숲으로 돌진하기 일쑤였다. 다행이라면 전기바이크 속도 리밋이 40km 정도라 어차피 달리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바이크에는 곧 익숙해졌다. 두어 개의 파고다에 들렀다 마을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과격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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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불탑

얼마나 잤을까. 사람들의 기지개 소리에 눈을 뜨니 버스는 휴게소에 도착해있었다. 김이 서린 창을 닦고 밖을 내다봤다. 휴게소라기보다는 주유소가 있는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구글맵을 켰다. 네피도 부근. 바간까지는 절반 정도 왔다. 어둑하게 불을 밝힌 화장실에 다녀와 담요를 뒤집어 썼다. 버스 안은, 미얀마 그 어떤 시설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추워서 잠을 자기 어렵다더니 정말 그랬다. 그래도 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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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파고다

여행을 떠나면 유독 사원이나 성당에 집착한다. 교토에 가면 꼭 료안지에 들러야 한다. 필리핀에서는 주말마다 에르미타교회를 기웃거리다 동료한테 잔소리를 들어야했다(에르미타는 우범지대의 한가운데에 있다) 포르투에서는 성당에 정신이 팔려 옆길로 새기 일쑤였고, 체스키 크룸로프에서는 교회에 들어가보니 주민들을 위한 미사가 진행되고 있어 난감했던 기억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도 성당이란 성당은 다 들어갔고, 박타푸르와 우붓에서는 새벽부터 힌두사원에 앉아있었다. 그래도 중국에서는 안갔었네 기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