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교토 京都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길이다.

아침 일찍 택시를 탔는데, 우리 일행의 얘기를 들으시던 노기사님이 반갑게 말을 건네오셨다. 교포 2세고 창녕이 고향인데, 일본에서만 지내다보니 한국말을 거의 잊게 되었다면서 띄엄띄엄 한국말과 일본어를 섞어서 말씀하신다. 덥지 않냐고 물으시길래 괜찮아요. 말씀드리니, 괜찮아요, 괜찮아요 되뇌며 일본어에는 그런 표현이 없다고 하신다.

한국말을 들으면 이해는 되는데 말이 바로 안나온다고 하시면서, 가라앉은 배 – 아마도 세월호겠지요 – 얘기도 하시고, 대통령이 오사카에 온다고 해서 직접 보러 갔다는 말씀도 하셨다. 그리고, 아무래도 귀화하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그래서 귀화를 많이 하는데 아내도 자식 둘도 귀화했다는 말씀도 하셨다. 지내다보면 생김새가 한국사람인데 일본인이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그럼, 아, 귀화했구나 생각하게 된다고도 하시면서 사실 3세, 4세가 되면 일본사람으로 보는게 맞다고도 하셨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중에 택시가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기사님이 짐을 내려주시는 사이 요금에 조금 더 얹어서 대시보드에 두고 내렸다. 짐을 건네주시는 기사님께 꾸벅 인사하고 요금은 차안에 뒀습니다 말씀드리고 헤어졌는데, 저만치 가던 기사님이 차를 세우고 내려서는 뭐라고 뭐라고 말씀하신다. 표정을 보니, 요금을 더 줬다는 말씀인 것 같았다. 웃으면서 다시 꾸벅 인사하고 승차장에 줄을 섰는데, 기사님, 기어이 멀리서 달려오셨다. 잔돈을 손에 꼭 쥐어주시며 괜찮다고 하시는데, 가슴 한 구석이 덜컥했다. 잘 가라며 손을 흔들고 돌아서시는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님께서 앞으로도 한국말을 기억하시기를, 가끔 한국인 손님을 만나 고향 얘기를 나누실 수 있기를, 언젠가 인연이 된다면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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