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탄, 어느날

    몰락해버린 이태원의 뒷골목을 상상했었다. 흥청망청하던 시간이 흔적으로만 남은 오래된 공간 말이다. 처음 찾은 송탄은, 상상하던 이미지와 비슷하고 또 달랐다. 오래된 시간과 공간, 삶의 양식이 엇갈리고 어긋나면서 함께하고 있었다. 빛바랜 코닥필름의 색을 떠올렸지만, 결과물은 흑백 뿐이다. 신장동, 평택. 2017. Listen ⇢

    송탄, 어느날
  •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많은 친구들이 죽었는데나만 살아 남은 것은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인 것을. 지난 밤 꿈 속에서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그러자 나는 내 자신이 미워졌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범박동, 부천. 2017. Listen ⇢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돌아오지 않는 날들

    미야자키 하야오 宮﨑 駿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한 편 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떠올릴 것이다. 그것이 이웃의 토토로일 수도, 모노노케 히메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일 수도 있을텐데, 단순히 좋아하는 걸 떠나서 그 작품을 언제 봤는지, 거기 얽힌 사연은 무엇인지, 왜 그 작품을 좋아하는지, 몇 번이나 봤는지 등등 이야기를 한 보따리 쯤 풀어낼… Listen ⇢

    돌아오지 않는 날들
  • Autumn Leaves

    11월 어느 날, 미국의 한 무명가수가 삶을 마쳤다. 그는 워싱턴의 소규모 클럽에서 파트타임으로 노래하는, 그것도 주로 남의 노래를 부르는 그저 그런 가수였다. 11살부터 지역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고교시절과 대학을 거치며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대부분 동네 술집이나 결혼식장, 파티에서 푼돈을 받고 노래 부르는 일이 전부였다. 서른살이 되어서야 첫 앨범(The Other Side, 1992)을… List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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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나무는 뛰기 시작했다. 한동안 신록의 噴水로 하늘을 향해 뿜고 있더니, 이윽고 나무는 향기로 흐르고 있었다. – 박남수, 나무   원대리, 인제. 2017. Listen ⇢

    나무
  • 사롱을 팔던 아주머니

    발리 Bali 스미냑 Seminyak에서 쿠타 Kuta 해변으로 걸어가던 길, 화려한 색과 문양으로 장식된 사롱 Sarong을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사롱 필요하지 않아? 한개 원헌드레드앤핍프티야. 두개 사면 투헌드레드앤핍프티. 비치타월이 있어서 살 생각이 없었다. 위니드나띵 벗 땡스포애스킹. 고개를 흔드니, 미소지으며 오케이.손을 저으신다. 돌아서서 좀 더 걷다보니 그래도 하나쯤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나서… Listen ⇢

    사롱을 팔던 아주머니
  • 추억이여 안녕한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를 사랑하는 일은 깊은 물 속에 잠겨있는 일과 같아서 점점 어두워지고 마음에는 한없이 시퍼런 멍이 든다고 말하던 당신.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때 당신은 처음으로 내게 진실을 이야기했고 그 진실의 무게로 힘겨운 나를 두고 떠났다. 영원한 이별은 아니리라 믿었지만 그것은 실제로 영원한 이별이었다. 당신은 나에게 더 해야할… Listen ⇢

    추억이여 안녕한가
  • 늙은 반얀나무 앞에서

    원숭이들과 작별하고 울창한 밀림을 걸어 거대한 반얀을 만났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아도 다 두르지 못할 굵기의 밑동에서, 나무는 사방으로 가지를 뻗고 다시 그 가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늘어진 것은 뿌리라고 했다. 땅에 닿은 뿌리들은 다시 기둥이 되어, 나무 한 그루가 마치 작은 숲처럼 서 있었다. 그 아래 서니, 햇빛도 몇… Listen ⇢

    늙은 반얀나무 앞에서
  • 논뷰 브런치와 몽키 포레스트

    예쁜 동네를 구경하며 잘란잘란,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우붓의 명물이라는 Rice Field View를 볼 수 있는 식당이다. Rice Field는, 그야말로 논이었다. 짓궂은 한국 관광객들이 ‘논뷰’라고 부르더니, 딱 그랬다.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탁 트인 라운지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이 괜찮았다. 채식 위주로 구성된 음식도 괜찮았다. 동네 분위기도 그렇고, 우붓에 머물면 자연스럽게 건강해질 것 같은… Listen ⇢

    논뷰 브런치와 몽키 포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