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 탐험에 나섰다. 카메라 하나를 달랑달랑, 동네를 잘란잘란 나섰다.

발리에 간다는 얘기를 듣고, 한 후배는 장례식을 보라고 했었다. 발리의 장례식은 온 마을 사람들이 웃고, 환호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보내는 ‘축제’라고 했다. 다른 지역의 힌두교 장례문화와는 많이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찾아보니, 후배의 말대로였다. 발리 힌두교의 화장 의식은 응아벤 Ngaben이라고 하는데, ‘재로 만들다’는 뜻에서 왔다. 육신은 영혼이 잠시 머무는 그릇일 뿐이고, 그 그릇을 불로 돌려보내야 영혼이 자유로워져 다음 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래서 상복도, 곡소리도 없다. 검은 옷은 오히려 피하는 편이다. 대나무로 짠 커다란 탑과 짐승 모양의 관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짊어지고 가믈란 연주와 춤을 곁들여 마을을 돈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집들은 여러 가족이 한날 함께 치르는 합동 응아벤을 열기도 한다. 장례가 온 마을의 일이라는 후배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길 옆에 놓인, 화장 의식에 쓰일 듯한 탑 하나를 들여다보다 궁금해졌다. 만약 장례 행렬을 마주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나도 그들처럼 웃고 춤을 출 수 있을까.
슬픔과 기쁨이 이렇게 나란히 놓일 수 있다는 게, 선뜻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알던 이별의 방식이 전부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작은 묘지 앞에서 처음으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