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잠을 잔 탓에 고기국수는 건너 뛰고 안덕으로 왔다. 지척에 산방산이 보인다.


오늘의 ‘그날정식’은 고등어와 볼락, 조기, 갈치다. 올래길을 돌며 알게된 곳인데, 가끔 생각난다.

날이 화창해져서 걱정 없이 군산오름에 올랐다. 차로 오를 수 있는, 제주에서 가장 높은 오름 중 하나다.

정상까지는 조금 걸어야 한다. 풀숲에 쪼그려 앉은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의자가 놓여있었다.

정상에서는 조금 멀어진 산방산과

한라산이 보인다. 날이 좋다면 백록담도.

흐드러지던 동백꽃.

이제 모슬포로 간다. 남쪽이라 그럴까, 확실히 남국의 풍경이다.

섬 속의 섬에 가기 위해 배를 타는 건, 어쩌면 특별한 경험이겠다.

멀리 송악산이 보인다. 항상 산방산과 송악산이 헷갈렸는데(송악산을 검색하면 산방산 사진이 나온다), 이제서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송악산, 뒤로 산방산, 더 뒤로 한라산으로 기억하면 된다.

이렇게.

예쁜 등대와도 인사.

고작 십여분이면 가파도에 닿는다. 사실, 단 한번 방문하고 가파도를 좋아하게 됐다.

예쁜 파란 집들이 있고.

한동안 살아보고 싶은 집도 있고.

색칠해둔 소라껍데기들과.

소라껍데기로 장식해둔 집들이 있고.

쓸쓸하지 않은 분교가 있다.



촌스럽고 예쁜 공방들이 있고.

한때 꽃분홍색이었을 밥집과.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폐가와 빈 창이 있다.

더이상 눈썹을 그리지 않는 녀석과 인사하고.

앞마당을 차지하고 낮잠을 자는 삼색이를 만났다.

가파도의 하늘과.

가파도의 길.

그리고 거니는 녀석.

돌아갈 시간이다.

눈부시기만한 바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