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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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오후

항상 그런 식이었다. 익숙해질 즈음이면 여행이 끝나버렸다. 미얀마에서의 시간들도 그런 식으로 끝나가고 있었다.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 공기에 익숙해지자마자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다. 두어번 더 탈까 고민하게 만든 양곤순환열차를 애써 보내버리고, 조금은 쓸쓸한 기분으로 양곤역을 걸어나왔다. 민중이 꼭 가보라고 했던 보족아웅산시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보족아웅산시장 방향으로 걸어올라가면서도 양곤역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기차길 위로 놓인 다리를 지나며 또 한참 플랫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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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내고 타는 기차

미얀마의 양곤에는 ‘양곤순환열차’가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처럼 양곤을 빙글빙글 도는 노선인데, 우리돈으로 100원 쯤 내면 어느 역이든 갈 수 있다. 그냥 빙글빙글 돌아도 되고. 사실 미얀마 도착한 다음날 삽질을 한번 했다.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강제로 양곤 교외를 다녀왔다. 그래서, 양곤에서의 마지막 밤은 좀 쉬면서 보내야겠다 생각했다. 열차는 다음에 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뜨니 새벽 네시 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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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양곤

만달레이를 출발한 심야버스는 6시 쯤 양곤에 도착했다. (당연히) 버스터미널로 갈 줄 알았는데, 버스는 간선도로에 섰다. 내리고보니 길에 버려지는 느낌이었는데, 대학시절 데모하다가 전경 버스를 타고 자유로까지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꺼번에 버리면 또 작당을 할테니 달리다가 한 명 버리고, 다시 달리다가 한 명 버리는 바람에 결국 각자 히치하이킹을 해서 집으로 돌아갔었다. 그러고보니 여자 후배 하나는 어떻게 집에 가냐고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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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으로 데려가주세요

코스는 전적으로 택시기사님께 맡겼다. 보고싶은 곳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세요. 기사님은 만달레이힐로 차를 몰았다. 꼬불꼬불 산길을 한참 달린 차는 에스컬레이터 건물 앞에 멈췄다. 올라갈때는 편히 올라가라는 얘기였다. 에스컬레이터라니 좀 이상하군, 어정쩡한 자세로 두리번거리며 정상에 도착하니 수짜웅파예 파고다가 눈에 들어왔다. 한바퀴 돌며 풍광을 살피니, 해발 236m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근사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 이곳을 꼭 들르라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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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들 미친 것 같아

만달레이의 마지막 밤은 대단했다. 숙소에 돌아와 맥주를 따고 글을 끄적이는데, 어디선가 드릴 소리가 났다. 공사라도 하나? 이 밤에? 복도에 나가보니 맞은편 방의 투숙객들이 방문을 열고 뭔가를 가공하고 있었다.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진짜로 가공하고 있었다. 이게 뭔 황당한 상황인가 싶어서 프론트에 연락했다. 와서 좀 말려봐라. 프론트가 다녀가고 잠시 조용한가 싶더니 이번에는 운동회를 하는 듯한 환호성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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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두 번째 높은 다리

곡테익 철교(Gokteik Viaduct)는 1899년 세워진,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철교다. 미얀마 곡테익 협곡을 가로질러 만달레이와 라쇼를 연결하며, 길이 689m, 높이 102m의 위용을 자랑한다. 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며 계획에 넣었지만, 직전까지 갈까말까 고민했다. 도무지 돌아오는 차편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리를 건너 짜욱메까지 가서 지나가는 버스를 잡으라던가, 라쇼에서 택시를 타고 핀우린으로 가라던가, 나웅펭에서 돌아오는 기차를 타면 된다던가,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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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나무다리

1851년 아마라푸라의 시장이었던 우베인은 따웅따만 호수에 1.2km 길이의 다리를 놓았다. 이후 ‘우베인다리’라 이름 붙여진 이 다리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나무다리 중 하나이자, 미얀마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곳이 되었다. 만달레이에 도착한 오후, 우베인다리를 건너 아마라푸라로 산책을 갔다. 따웅따만 호수에서 바라보는 우베인다리의 일몰이 유명하다. 호숫가에는 형형색색의 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 기둥이 제법 두껍다보니 해를 피해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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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만달레이

바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하는데 입안에서 피가 한 덩어리 나왔다. 헐. 나 어디 아픈가? 거울을 들여다보니 잇몸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호텔에서 준 억센 칫솔로 문지르다보니 강제 잇몸치료가 된 것이었다. 우와 위험한 칫솔이네. 커피도 못마시고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출발했다. 예정보다 한 시간 빨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좀 돌아보고 싶어서 서두른건데 정작 터미널에는 볼 것도 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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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때문이었을까

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기 마련이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대반열반경 바지 두 벌이 든 깜장비닐봉지를 바이크에 걸어두고 짯빈뉴로 향했다. 밭을 갈던 농부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경내로 들어서니 커다란 바구니를 이고 가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우리네처럼 목으로 바구니를 지탱하고 걸어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멀리서 보기와 달리 내부는 소박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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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실 다른 색 바지 없지?

새벽 네시에 잠이 깼다. 전날 빗속에서 고생한 것 치고는 컨디션도 좋았다. 미얀마에 와서 워낙 적게 먹고 다니니 숙면을 취하는 건가, 고민하며 뒹굴거리다 중국풍과 일본식이 뒤섞인 식당으로 향했다. 네 종류의 빵과 버터, 볶음국수, 프라이드에그, 햄, 짜조, 과일과 커피, 오렌지 주스가 호사스럽게 놓여있었다. 바간에서의 제대로 된 첫 식사였다. 빵은 부드럽고 버터는 진했다. 딸기잼이 너무 달고 셔서 정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