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바자르 Kapalı Çarşı에서 갈라타 다리 Galata Köprüsü를 향해 걷다가 만난 골목에는 커피 전문점이 있었다. 1층은 원두와 커피용품을 팔고, 3층은 터키 커피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장인데, 야외의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구글링을 해보니 리뷰가 어마어마해서 잠시 들르기로 했다.

3층 전시장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본격적이었다. 튀르키예 커피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방대하게 수집해놓았다. 사진 자료도 많았는데, 영화롭던 이스탄불의 풍경도 엿볼 수 있었다. 사진들을 보다 어쩐지 멜랑콜리한 기분이 되어 커피를 마시러 갔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그냥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직원이 갈거고 계산은 나중에 하면 된단다. 골목으로 나갔는데,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어쩔 수 없지. 실망하고 돌아서는데 뒤쪽에서 이봐,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처음 보는 아재들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저요? 맞아 맞아, 이리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든다. 발길을 돌려 다가가니 둘이 앉아있던 테이블에 자리를 마련해줬다. 앉아, 앉아. 커피 마시고 가야지. 아재들은 주문도 해주고, 커피 마시는 법도 알려줬다. 이렇게 마시는거야. 어때, 먹을만해? 당연하죠, 이 커피는 최고에요.

잠깐 수다를 떨며 진흙같은 터키식 커피를 한 잔 다 비웠다.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물론이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좋은 여행 되라고. 악수까지 하고서야 일어설 수 있었다.

여행지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우연히 다가온다. 아재들과 향긋한 커피를 마시던 순간, 거짓말처럼 튀르키예를 사랑하게 됐다.

다시 한번 이곳에 올 수 있기를, 그 때에도 우연처럼 아재들을 만나 수다를 떨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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