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파도키아 Kapadokya로 가는 날이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시내와 40km 이상 떨어져있다. 게다가 트래픽 잼이 장난이 아니다보니 최소 1시간 이상의 여유를 두고 택시를 타야 한다. (버스와 트램을 이용한다면 1시간 30분 이상을 잡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선과 국제선이 멀지 않다는 점이겠다. 적어도 청사는 같이 쓴다.

공항은 도착할 때와 다시 방문했을때가 많이 달라보인다. 정신 없이 지나쳐서겠지. 불과 몇 일만에 오는 곳인데 낯설게 느껴졌다.

이른 시간이라 공항도 깨어나기 전이다. 그렇다해도, 큰 규모에 비해 차분한 인상이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라지만 공항 라운지의 버거킹 가격은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었다. 세트 메뉴에 우리 돈 3만원 쯤은 우습게 넘어갔다.

터키항공 Türk Hava Yolları은 전세계에서 취항지가 가장 많은 항공사다. 130개 국가에 취항하는데, 2위인 에어프랑스가 90개 국에 취항하는 걸 보면, 오스만 제국의 꿈을 항공으로 이어가는건가 싶어진다.

처음 타보는 터키항공은 시스템과 승무원의 숙련도 면에서 세계 최고 레벨다웠다. 키오스크와 모바일 시스템은 효율적이고, 직원들은 여유넘치는 표정이었다. 국내선 비행기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는 활주로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1시간 여의 비행을 거쳐 (그 와중에 샌드위치까지 줘서 고마웠다. 보고 있나 감귤항공?) 네브세히르 가파도키아 공항 Nevşehir Kapadokya Havalimanı에 도착했다.

이스탄불에서 가파도키아까지 버스로는 12시간 쯤 걸린다. 저렴한데다 야간버스는 진짜 여행의 느낌을 주니, 일정이 여유있다면 버스도 좋을 것 같았다.

숙소에 요청한 공항-괴레메 Göreme 셔틀버스에 올랐다.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대중교통이 없다보니 대부분의 공항 이용객은 이 버스를 이용한다. 요금은 유로 혹은 터키리라로 주면 되는데, 매일 매일의 환율을 체크해서 계산기 두들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때 바가지로 악명 높던 시절을 거쳐, 병적으로 돈계산하는 지금의 모습이 됐단다.

괴레메는 가파도키아 여행의 중심지로, 5천여 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도시다. 가파도키아는 버섯을 닮은 기묘한 지형과 동굴 주거지로 유명한데, 탑처럼 보이는 삼각형 지형들은 주거지 혹은 호텔로 이용된다. 도시 전체가 동화속 마을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개구장이 스머프의 모티프가 되었단다.

숙소에 도착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3월의 눈이라니, 튀르키예도 만만치 않다 싶었는데, 다행히 둘째날 맑은 하늘이 됐다.

실제 동굴을 개조한 호텔은 너무 비싸서 아래 등급인 동굴*테마* 숙소를 골랐는데, 기대 보다 훨씬 좋았다. 동굴에 머무는 듯한 아늑하고 고요한 느낌은 그대로고, 난방과 편의시설이 훌륭했다.

짐을 풀고 동네 산책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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