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할 때 내리던 진눈깨비는 비로 바뀌고 있었다. 카메라를 챙겨 잠깐 도시 산책에 나섰다.

작은 공원 입구의 의자. 로고를 신기한 곳에 인쇄해놨다.

튀르키예의 직물은 정말 예쁘고 정말 비싸다. 입을 헤에 벌리고 구경하는 수 밖에 없겠다.

그 비싼 직물을 차지하고 앉은 고양이와 모잔인 척 은신중인 고양이다. 파는 물건 위에 올라가서 뒹굴어도,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게 신기했다. 네들은 좋은 대접을 받는구나.

별점이 엄청나게 많고, 좋은 카페를 찾았는데 실망스러웠다. 대부분의 손님은 중국인이었고, 커피와 베이커리 양쪽 다 먹을만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인테리어도 좀 싸보였다. 이런 조악한 것을 갖다두지 않아도 괴레메는 충분히 빈티지할텐데, 생각이 들었다.

안녕, 댕댕이들.

클래식카들이 늘어서있어 찾아보니, 이걸 타고 열기구를 배경으로 웨딩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이었다. 호오.

메인 도로를 벗어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다. 여행은 역시 그곳의 민낯을 만나는 것이겠다.

벤츠는 그렇다치고, 피아트가 이렇게 이뻤었나. 영화롭던 시절이겠다.

동굴주거 앞의 비틀. 고대 건물 앞의 빈티지 자동차라니 이상하게 어울렸다.

시간이 멈춘 도시의 장면들은 체스키 크룸로프를 떠오르게 했다. 빈티함으로는 이곳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겨우살이화단이라고 해야 하나. 신기하다.

멀리 린이 머물던 동굴 호텔이 보였다. (린은 가이드투어에서 만나 함께 다닌 일본인 아가씨다. 다음주에 한국에 간다며 이것저것 물어왔었다.)

골목안으로 댕댕이가 바삐 뛰어갔다. 따라가보니 녀석의 전망대였다. 매일 여기 오는 거니.

어디에든 자라던 장미나무의 풍경.

멀리 장미계곡이 보였다.

가장 높은 곳의 동굴 호텔. 와, 이런 곳에 어떻게 올라오나 싶었는데, 다음날 숙소가 저기였다. (캐리어를 끌고 한참을 올라갔다.)

가파도키아의 모스크는 좀 달라보였다. 일단 돔이 없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기독교인들의 땅이었으니, 교회에 가까워보이는 형태가 당연할 수도 있겠다.

이맘들의 비석을 모셔둔 정원을 지나.

소박한 예배당에 잠시 머물렀다. 규모는 작아도 이스탄불의 모스크들에서 느껴졌던 평온함은 같았다.

담장 위에 재봉틀을 올려둔 걸 봤다. 이 장면은 가파도키아 내에서 여러 번 마주쳤는데, 이유를 물어본다는걸 까먹었다. 언젠가 돌아가면 꼭 물어봐야지.

예쁜 카페를 발견했는데, 지역 모임 중이라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일은 여냐고 물어보니 미안한 표정으로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커피는 실패했지만, 저녁을 잘 먹으러 시간 속을 걸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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