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을 하며 에어비앤비를 처음 이용해봤다. 늘 쓰는 부킹닷컴에 익숙한 터라 좀 불편하고 걱정도 많았는데(이를테면 체크인 직전까지 패스코드를 알려주지 않는다던가) 대부분 좋은 숙소, 좋은 호스트들이었다 이 숙소의 호스트는 감동적인 후기까지 남겨줬다. 고마워요, Gréta.

밤 늦게 도착하다보니 잠과 밥만 해결하고 나왔지만, 느긋하게 머물며 풍경과 테라스를 즐기기 좋을 곳이었다. 다시 오게 된다면 몇 일이고 머물고 싶었다.

아름다운 뒷마당. 이런 곳에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

차를 두고 잠시 바닷가로 내려갔다. 사실 바다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갑자기 덜컥, 무엇 때문이었을까, 풍경을 보고 주저앉아버렸다. 이런 곳이었구나 여기. 알고 보니 키르큐펠 Kirkjufell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봉우리였다. 아이슬란드를 담은 풍경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고. 그런 배경지식 없이도 보자마자 덜컥, 하는 걸 보면 대단한 장면이기는 했나보다.

정신을 챙겨 인근 폭포를 보러 갔다.

갑자기 펼쳐진 초원을 따라 길을 걸어올라갔다.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가 풍경으로, 소리로 다가왔다. 아이슬란드를 생각하면 아마 이 소리가 먼저 기억날지도 모르겠다.

같은 봉우리인데, 바다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달라보였다. 마법사의 모자를 닮은 모양이 신기했다.

키르큐펠 사진을 찾아보면, 눈이 왔을 때, 해질 때, 오로라와 함께 등 정말 많은 이미지들이 나온다. 봉우리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이동네 머물면서 일년 내내 이 봉우리만 찍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

이제 차를 몰아 레이캬비크 Reykjavík로 가야 한다. 어느새, 링로드 Ring Road 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길도, 여행도 끝나간다.

언덕을 따라 차를 몰다 거대한 반영을 만났다. 반영이라는게 그런 것이겠지만, 그야말로 시적인 풍경이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고요함에 잠시 머물렀다.

다시 차를 달려 점박이물범 Harbour Seal을 보러갔다. 뭐랄까 링로드 마지막 날은 관광지 유람을 하는 날이다.

아이슬란드의 특징 중 하나는,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도 흔히 떠오르는 시끌벅쩍하고 저급한 관광지가 아니라는 거겠다. 어디를 가도 기대와는 달랐는데, 이트리 툰가 Ytri Tunga의 고요함도 특별했다. 게다가 이런 풍광이라니.

이런 배경에 점박이물법들이 보란듯이 뒹굴고 있었다. 이게 그렇게 대충 만날 장면인건가.

그리고 이렇게 센티멘탈할 장면인가. 긴 한숨을 쉬며 풍경을 보다 돌아섰다.

바다 밑으로 난 크발피외르디르 터널 Hvalfjörður Tunnel을 지났다. 이제는 별 생각없이 다니지만, 개통했을 때에는 대단한 성과였겠지. 오오츠크해 바닥을 지나 홋카이도 北海道로 들어갔던 날이 생각났다.

잠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싱벨리르 Thingvellir 국립공원.

엉뚱하게도, 화성에 호수가 생기고 풀이 자라고 나무가 큰다면 이런 풍경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다. 저렇게 너른 이끼 바위 들판이라니.

굴포스 Gullfoss에 도착했다. 굴포스는 황금폭포라는 뜻으로, 영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에 등장한 데티포스 Dettifoss(CG가 아니다. 실사다), 고다포스 Goðafoss와 함께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폭포 중 하나다.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폭포소리가 들리는 걸 보며, 대체 어느 정도 크기인가 궁금했다.

이런 사이즈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폭포에 다가갈수록 소리에 빨려들어갈 것 같다.

대체 대티포스는 얼마나 큰 걸까 궁금해졌다. 고다포스도 가봐야겠고. 아무래도 주요 관광지 위주의 일주도 해봐야겠다.

무지개가 피어난 계곡.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해지기 시작했다. 구름모자 쓴 산할아버지를 보며 게이시르 Geysir를 보러 갔다.

수면 아래에서 움직이던 마그마가 물을 데우면, 어느 순간 치솟아 오르는 간헐천이다.

여행다큐에서 종종 보던 곳인데 실제로 보니 꽤 신기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물길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돌아섰다.

여행의 마지막을 위해 레이캬비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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