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국립박물관 Þjóðminjasafnið은 2천 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는 44만 점이 있다.) 역사가 1천 년 정도이고,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하는게 더 중요한 목표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Of Monsters and Men을 좋아하지만, 그건 그거고.

상설전시는 2, 3층인데, 각각 정착기부터 18세기까지, 그 후 현재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다. 크게 눈에 띄는 유물을 보여주기 보다는 우리 이렇게 살아왔어 라는 설명에 가까운 구성이다.

그래도 둘러보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점심을 먹으러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만난 티요르닌 Tjörnin 연못은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아이슬란드에 와서 느끼는건, 우리가 마케팅을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인 ‘힐링’은 애초에 ‘힐링’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축가와 디자이너 뿐 아니라, 마케터와 심리상담사들도 여기 와봐야 한다.

아이슬란드의 흔한 가금류는 여전히 먹이를 찾아 배회 중이었다.

돌아갈 때는 공원 옆으로 난 길을 선택했는데, 이쪽이 조금 더 맘에 들었다.

공중화장실 체험은 다음 기회에.

눈이 쌓이면 무척 아름다울 것이다.

이 노란 나무의 정체가 궁금했다.

길을 건너다 포즈를 취해주던 녀석.

Through the window.

예쁜 창 아래서 뒹굴던 녀석. 창밖이 시끄러웠는지 나와본 집주인은 고양이와 우리를 보며 활짝 웃었다.

배변주머니 경고판도 예쁘다.

숙소에 도착해 남은 부식을 탈탈 털었다. 밤에만 다녀서 몰랐는데 기숙사를 개조한 듯한 이 숙소는 도시와 잘 어울렸다. 너무 기계적인 응대를 해와서 호감이 없었는데, 조금은 좋아졌달까.

오후 산책은 하르파 Harpa 방향이다. 레이캬비크 Reykjavík의 식당, 카페가 가득한 거리인데, 조금 더 큰 건물들이 눈에 띈다. 오후의 거리는 조금 한산해보였다.

무채색은 역시 세련된 색인걸까, 역시 이 동네 사람들의 디자인 감각은 배우고 싶어진다.

바다로 가는 건널목 건너로는 무지개가 떠있었다.

바람이 불어오던 길.

조형물 이름이 무려 Sun Voyager다. 레이캬비크 200주년을 기념하는 조형물이고, 태양을 향한 꿈, 희망, 자유를 의미한단다. 바이킹 선조들의 배를 형상화했다는데, 큰 규모는 아니지만 보고 있으니 묘한 감흥을 줬다. 바다와 항해라는 건 그런 것이겠지.

하르파에 도착했다. (다른 랜드마크들과 달리) 이 건물은 예상보다 훨씬 크고 화려했다. 레이캬비크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는게 납득이 갔다. 빛에 따라 변하는 스테인드글래스가 매력적이었다.

천장 디자인도 놀랍다. 자부심을 가질만 하겠다.

시간이 없어 앉아보지 못한 라운지도 매력적이었다. 아무래도 레이캬비크에는 몇 일은 머물러야했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하나 둘, 불이 켜지던 도시.

떠날 때가 되어서야 발견한 중고서점. 책 한권은 샀어야 하는데.

떠날 때가 되어서야 발견한 바이닐 샵. 하아…

그래도, 제대로 된 아이스크림샵은 들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인들은 차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간다더니, 그럴 만한 맛이었다. 맛을 보며 노닥거릴 시간이 없는게 문제였을 뿐.

다시, 떠날 때가 되어서야 발견한 식당.

그리고 와인 바.

하지만 안녕. 할그림스키르캬 Hallgrímskirkja.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을까, 어쩐지 침울한 것 같던 버스 안.

굿바이 레이캬비크, 굿바이 아이슬란드. 굿바이 레인보우 브릭 로드.

교토 京都에 처음 갔을 때, 이곳에 몇 번이고 오게 될 것 같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열병이라도 앓는 듯한 마음으로 교토를 들락거렸다. 아이슬란드에 머물며 그런 느낌을 다시 받았다. 언제고 운명처럼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 말이다.

머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이곳을 찾아 여름 하늘을 보게 될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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